Yearly/2025

250225

spiraljetty 2025. 2. 26. 09:37

벨기에 여행기 day 1

250225 day 1  

출발하기 2시간전까지 폭풍 같은 인수인계 자료를 남기고도 ”하 이거 나 갈 수 있나?“ 했는데 막상 공항 출발을 하니, “그럼 가야지 얼마만의 휴간데”마인드로 바뀌었다. 그래도 걱정이 안된건 아니어서 탑승 직전에 삼선짬뽕 먹으면서도 동료 X와 통화했다. 별일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나의 체력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21시간 경유 후 오전 6-7시 새벽 도착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인천 아부다비는 비교적 자리도 여유로웠고 10시간 비행하긴 했지만 기내식도 나름 맛있었고 (?) 빅뱅이론 마지막 시즌도 6 편이나 보았다.

문제는 아부다비 도착하고 부터였는데, 공항에서 자본주의 스멜이 아주 많이 나고 잘 해놓긴 했는데 뭔가 매력적인 공간은 아니였던 것 같다. 3시간을 보내야 한다니… 일단 물과 무알콜 하이네켄을 사고 … 상점 아이쇼핑을 하다가 게이트에 갔더니 보딩 직전에 문을 여는 구조여서 그 앞에 벤치에서 기절해서 잤다. 혹시나 자다가 보딩 놓칠까봐 푹은 못 잠..

아부다비-브뤼셀 편은 확실히 인원을 꽉꽉 채워서 갔는데.. 내 양옆에 덩치 크신 두 남자 사람 (1 인도인, 1 벨기에 인) 이 탑승하여.. 매우 나이스 하고 매너 있으셨지만 서로서로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여하튼 나이스 two big guys와 함께 6-7시간 비행 무사 생존 + 아멜리 노톰의 <fear and trembling> 완독, <시민덕희> 감상 등 여러가지를 했다.

브뤼셀은…..다른 모든 지표로는 실망감을 줄 수는 있는데, 항상성 면에서는 진짜 최고다. 오자마자 주룩주룩 소나기.. 14년전과 별반 안 달라진 시내 … 여전히 열쇠를 쓰는 아파트 … 스크린도어는 당연히 없고 메트로 전광판 마저 8-90년대 네온 디지털 사인 고수하는 레트로감성 … 0/-1/+1 헷갈리는 층수 표기 (근데 사실 층수는 되게 논리적임 - ground level이니까 0에서 시작!) … 0.4 유로 내고 들어가야되는 화장실…“얼마나 똑같아서 놀랠까?” 하는 마음으로 오긴 했는데 정말 너무 똑같아서 “다음에는 nostalgia 보다는 진취적이고 멋진 나라를 가볼까? ”하는 생각이 안 들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20년만에 미국을 가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키가 객관적으로 엄청 큰건 아니지만 평균보다는 약간 큰 축에 속했는데, 여기서는 난쟁이가 되었다. 이렇게 상대성이 중요하다. 키를 더 키울수는 없으니 좀 덜 먹어서 비율이나 향상하자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상한게 공산품이나 옷 같은 걸 상점에 들어가서 자세히 들여다 본건 아니지만 … (벨기에 욕하는거 아님) … 누가 봐도 at first glance, 완제품의 완성도 - 박음질의 정도, 포장의 완성도, 마케팅의 세련됨이 한국에 비할 바가 못된다. 어딘가 이프로가 아니라 20프로 부족해보인다. 아 한국 다이소였으면 이 물건 요렇게 팔면 절대 안 팔리는데..hema는 왜 이럴까… 이런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멋있음… 좋은 브랜드로 치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키가 크고 비율이 멋지고 쨍한 색깔이든 무채색이든 코디도 잘하고… 멋짐.

안타깝게도 마그리트 박물관 및 브뢰겔.루벤즈 전을 볼 때 이미 체력이 너무 소진이 되어 하나하나 오디오 가이드 들으면서 면밀히 감상을 하지 못했다. 죽기전에 벨기에 또 올거 같으니, 자세한 감상은 다음으로 미루겠다… 한 가지 또 놀랜 점은, 원래 브뤼셀은 플레망어 프랑스어 두 개 다 공용어인데 실질적으로는 프랑스어가 더 많이 쓰인 느낌이었다면 어제는 내가 네덜란드에 왔나 싶을 정도로 플레망어만 들었다는 거다. 벨기에 아가들도 박물관 견학 가면 똑같이 동그랗게 앉아서 “이 작품을 보면 무엇이 느껴지니?“ + 하고 지루한 (?) - (모르겠다 안 지루할 수도 있어서) 도슨트 선생의 설명을 듣는건 마찬가지였다.

마지막으로 벨기에 첫 감튀 (맥날) 과 첫 와플 (몽데자르 mont des arts의 누가 봐도 여행객 타깃한 와플집) 은 모두 실패여서 있는 동안 재도전할 생각임다.

이상 50시간 같았던 day 1 끝!